| 정이 샘 솟고 사람냄새 가득한 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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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해변의집 |
날짜: 06-05-13 09:47 |
조회: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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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샘 솟고 사람냄새 가득한 장터
제주인의 삶의 문화…볼거리.먹을거리 등 풍성
살가운 정(情)이 샘 솟고, 사람냄새가 풀풀 묻어나는 곳, 투박하면서도 구수한 사투리가 넘쳐나는 곳, 바로 오일장이다. 제주시 민속오일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과 더불어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의 천국이다. 여기에 제주인의 훈훈한 인심이 보태져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삶의 장터다.
“자 시원한 냉면과 콩국수 이쑤다” “골라잡아 5천원. 싸게 주쿠다 상갑서”
힘차고 구성지게 소리를 뽑아대는 식당집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의류가게 아저씨, 아흔살까지는 할망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할망장터의 할머니들.
오일장에 가면 제주사람들의 훈훈한 인정을 살 수 있어 좋다. 굳이 물건을 사지 않아도 된다.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옛것에 대한 향수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이른바 본전 이상 뽑는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줌마 아저씨들의 물건 값 흥정소리와 애기구덕, 짚신, 누룩, 항아리, 재래농기구 등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물건들을 보고 있노라면 신기하고 흥겹기 이를 데 없다.
식당가에는 아직 해가 중천인데도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걸죽한 막걸리 한사발에 만담을 나누며 인생 회포를 풀고 있다.
빈대떡, 순대, 황소개구리, 꼼장어, 메추리를 굽는 연기와 손님 부르는 소리, 거기에 어우러진 삶의 풍경화가 일곱색 물감을 들인 붓 없이도 그려지는 곳, 바로 오일장이다.
막걸리 잔치가 벌여지는 옆으론 엄마 아빠와 나란히 장보러(?) 나온 꼬마들의 국수 잔치가 벌어졌다. 그 것만으로도 꼬마들에겐 새로운 추억거리다.
이미 이마트 등 대형할인마트에 길들여진 신식 아줌마들도 오일장에선 신기한 듯 여기저기 바라보느라 꼭 잡고 있던 아이의 손을 놓기가 일쑤다. 그래도 꼬마들은 엄마 손에서 벗어나 이리저리로 뛰어다닌다. 이윽고 꼬마 이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
제주시 민속오일장은 끝자리 날짜가 2일, 7일에 장이 선다. 닷새에 한번 장이 열리는 셈이다. 제주의 오일장은 그냥 시장이 아니다. 고향이다. 누구나 여기에 오면 고향을 가져갈 수 있다. 관광객들도 여기오면 향수의 고향을 갖고 갈 수 있다.
주름진 우리의 어머니들, 바람 많은 섬, 척박한 땅을 지키고 온 할머니들도 오일장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할망장터’.
“할망장터는 오일장 제일의 명물입니다. 아들 며느리하고 한 집에 살아도, 할머니들은 자기 밥은 손수 끓여 먹습니다. 특히 손자 손녀 용돈을 주기 위해 할망장에 오는 할머니들의 강한 삶의 의지는 우리가 배워야할 이 시대의 정신이지요” 오일장 관계자의 말이다.
그 옆으로 난 옹기장터, 어시장,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대장간 등 재래농기구장터, 강아지와 토끼, 닭들이 사람소리와 섞어져 우리를 반기는 곳.
진정 제주를 오감으로 느끼고 싶다면 오일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제주사람들의 역사, 질퍽한 우리네 삶, 훈훈한 인심, 삶의 희망이 이 곳에서 움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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