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실기암의 꽃 병풍…'한라홍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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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해변의집 |
날짜: 05-11-07 13:07 |
조회: 1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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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기암의 꽃 병풍…'한라홍엽'
11월 초 단풍 절정…페르시아 융단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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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가을은 역시 단풍이다.
마치 페르시아 융단을 펼쳐 놓을 것처럼 현란하다. 그 어떤 시인이 한라산 영실기암의 꽃 병풍을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한 필설로도 시간과 계절이 가져온 한라단풍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녹음이 우거졌던 지난 여름의 한라산은 그 마지막 절정을 초록과 함께 색동옷으로 완전히 갈아 입은 깊은 가을의 완연함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한라산은 만산홍엽이다. ‘한라홍엽’이다. 금강, 내장, 설악단풍을 거쳐 국토의 최남 한라에서 마지막 정염을 불태우는 단풍은 이제 서리꽃이 피기시작하면서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지금 시기를 놓치면 단풍은 금새 내려앉고 만다.
한라단풍의 백미는 영실단풍이다. 오백장군 기암절벽과 함께 어우러져 펼쳐내는 꽃 병풍은 압권이다. 지금 오르는 가을 한라산행은 빛깔 고운 빨강, 노랑, 주황색 등 오색의 단풍과 함께 늘 푸른 상록수 구상나무의
초록색과 어우러져 한바탕 벌이는 ‘색 잔치’에 가는 길이다. 마치 페르시아의 융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한라산의 가을 단풍 산행이 지금 우리에게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순까지 단풍을 절정을 이룬다.
한라산은 아열대에서 아한대 식생이 높이에 따라 분포돼 있어 사계절 특징적인 식생상태를 보여준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여름이면 검은 화구벽을 에워싼 밀림의 녹음, 겨울이면 습설을 이고 기괴한 형상을 연출한다.
한 번 맛들이면 매년 찾아가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한라산. 이 한라산을 타는 방법은 어리목코스, 영실코스, 성판악코스, 관음사코스 등 네 곳이다. 어느 곳을 타더라도 가을 단풍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다.
계절마다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고 손님을 맞는 한라산은 지금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고 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농염한 자태가 마치 요부같다. 그 매력에 한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산을 오르다보면 마치 수줍은 여인이 노랗고 빨간 손수건을 떨어뜨리며 가는 것같다.
어리목코스를 타고 오르다 보면 어느 덧 사람들과 친해져 껑충 껑충 뛰어다니는 노루가족도 만나볼 수 있다. 가을 한라산행의 별미다.
백록담으로 오르는 서북벽 코스인 어리목 등산로는 하늘을 덮는 단풍 숲이 장관이다. 어리목계곡 졸참나무 숲에서 시작돼 해발 1400m 고지까지 이어진 숲 지대는 단풍 숲이다. 의 이 길을 오르다 보면 산객은 이미 한라산이 된다.
선경이 따로 있으랴. 눈을 둘 곳을 찾지 못함이 어찌 산객의 잘못일 수 있겠는가. 이미 산객은 한라산신이 되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한라산 동쪽코스인 성판악 등산로는 백록담까지 오를 수 있다는 묘미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이미 나신이 되버린 활엽수와 저마다 형형색색의 옷차림을 자랑하는 이 코스는 단풍지대다.우거진 속밭부터 사라오름까지 한결같이 펼쳐진 단풍은 등반의 지루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관음사 등산로는 탐라계곡의 깊은 골에서 시작, 개미등을 타고 오르다 만나는 용진각 계곡과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단풍과 함께 경치가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지금 한라산은 산 전체를 노란 심지에 불을 붙여 붉은 화염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 이 가을에 오르는 한라산행은 그래서 붉은 불길에 뛰어들어도 타지 않는다. 산행이 시작됐다면 이미 자신은 붉은 화염이고 노란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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