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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지코지 선녀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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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해변의집 |
날짜: 06-01-31 17:02 |
조회: 13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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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 선녀바위
제주도 동쪽 끝자락에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땅 섭지코지. 한 겨울인데도 때 이른 노란유채꽃이 피어나 봄을 재촉하고 있다.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펼쳐진 바다풍경과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물속에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기암괴석의 신비로운 비경은 제주만이 간직한 독특한 아름다움이다. - 편집자주-
남제주군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에서 바다쪽 으로 2㎞에 걸쳐 뻗어있는 섭지코지는, 제주방언으로 코의 끝처럼 바닷가를 향해 뾰쪽하게 나온 땅을 의미한다.
최근 섭지코지는 한 겨울을 무색하게 하는 봄소식으로 생동감이 넘쳐나고 있다. 노란유채꽃이 피어나 때 이른 봄 정취를 자아내며 찾는 이의 발길을 반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섭지코지의 압권은 단연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자연절경이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성산일출봉의 장관과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숨었다 하는 기암괴석의 비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해안풍경에 빠져 한참을 있었을까. 한 바위에 시선이 머물며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낀다. 갈매기의 하얀 배설물로 마치 흰눈을 덮어쓴 사람을 떠올리는 선녀바위다.
그래서 일까 30m, 둘레 15m로 촛대처럼 길쭉하게 서있는 선녀바위에는 이룰 수 없었던 애절한 사랑이 전해져 온다. 그 옛날 섭지코지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목욕을 하고 새벽이 찾아오면 다시 하늘로 올라가던 곳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변함없이 선녀들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즐겼는데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용왕의 막내아들이 그 모습을 훔쳐보게 된다.
선녀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용왕의 막내아들은 욕심을 내 더욱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인기척을 느낀 선녀들은 그때서야 누군가가 자신들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본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라 날개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체 하늘로 올라간다.
허둥지둥 흐트러진 모습으로 나타난 선녀들을 보고 화가 난 옥황상제는 다시는 섭지코지에 내려가 목욕을 하지 말라는 금족령을 내린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용왕의 막내아들은 매일 밤 섭지코지를 찾아가지만 선녀들의 모습은 어느 곳 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한번 본 선녀들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떠올라 슬픔에 잠
겨있던 용왕의 막내아들은 그만 마음의 병을 앓게 되고 용왕을 찾아가 선녀와 혼인하게 해 달라고 간청을 드린다.
아들의 지극한 간청에 못이긴 용왕은 섭지코지에서 100일 동안 지극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며 100일째 되는 날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올 것이니 그때 혼인을 시켜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날부터 용왕의 막내아들은 섭지코지 한 자락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하늘을 향해 치성을 드린다. 시간은 흘러 용왕이 약속한 100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낮에까지만 해도 잔잔하던 바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갑자기 파도가 높고 바람이 거세졌으며 날은 밝아왔지만 애타게 기다리던 선녀들은 끝내 내려오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본 용왕은 막내아들에게 지극정성을 다했는데도 갑자기 맑던 하늘이 이처럼 성을 내는 것은 하늘이 너와 선녀와의 혼례를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만 단념하라고 한다.
그러나 선녀들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었던 용왕의 막내아들은 기도를 올렸던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슬퍼하다 점차 몸이 굳어져 바위로 변해 버렸다고 한다. 슬픈 짝사랑으로 끝난 섭지코지 선녀바위에 얽힌 전설은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요즘세태에 있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제주관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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