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재 사랑 37년…‘농부대사’로 칭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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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해변의집 |
날짜: 05-10-03 08:50 |
조회: 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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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사랑 37년…‘농부대사’로 칭송
북군 한경면 저지리 인근 1만평 황무지 개척
“그는 농부와 같이 굳센 의지를 갖고 있었기에 1만여평에 이르는 황무지를 낙원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가 재배한 100여종의 온대 및 아열대 활엽수목은 푸른 입사귀를 펼쳐들고 바람에 나부끼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의 예술분재는 웅위하고 창망하고 울창하고 미묘하고 아름답고 품위 있고 수려하다.”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공산당 일간지인 ‘광명일보’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그 주인공은 분재예술원의 ‘분재 장인’ 성범영 원장(67).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저지리에 자리잡은 분재예술원은 그의 30여년간의 집념과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재공원으로 1만여평의 부지에 100여종의 수목과 2000여점의 각종 분재가 연못, 폭포 등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지상낙원을 연상케 한다.
가을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23일 분재예술원에서 그를 만났다.
벙거지형 모자에 제주의 전통의상인 갈옷을 입고 나타난 그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농부였다. 구릿빛 피부에 손은 거칠고 손마디는 굵었다. 세월의 풍상을 겪은 그의 얼굴엔 순박한 미소가 번졌다.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난 그가 제주를 처음으로 찾은 건 1963년 가을. 당시 한경면 저지리에 사는 군대 동료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흠뻑 빠진 그는 한가지 결심을 하고 돌아갔다. 분재공원을 만들겠다는 야무진 꿈이었다.
이 때부터 서울에서 와이셔츠 가게를 운영하며 번 돈으로 조금씩 땅을 사들이기 시작한 그는 1974년에는 아예 전재산을 정리해 제주에 터를 잡았다.
당시 물과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등불을 켜고 빗물을 받아 생활하며 황무지 개간에 나섰다. 자금난에 부닥칠 때마다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했다. 돌덩이에 치어 5번이나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그는 1992년 세계 최초로 분재예술원의 문을 열었다.
입소문을 타고 자리를 잡을 무렵, 또 한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투자액의 10%에도 못 미치는 부채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경매처분 통고를 받은 것이다.
“분재 같은 생체물은 담보로 잡을 수 없다며 모든 은행으로부터 융자 신청을 거절당했습니다. 몇십년 동안 온갖 정성을 기울여 조성한 분재원의 수목들이 한낱 보잘 것 없는 것으로 평가 절하됐을 땐 분재원에 농약을 뿌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비통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분재예술원은 이제 세계적인 분재명소로 성장했다.
1995년 당시 중국 장쩌민 국가 주석, 1998년 후진타오 국가 부주석, 2000년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외국 언론에서도 ‘세계 유일의 분재정원’으로 수차례 소개됐다.
중국 언론은 그를 ‘농부대사’라고 칭송하고 세계 저명 인사들은 분재예술원을 방문한 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장쩌민 주석이 “일개 농부가 이룩한 이곳의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중국에 전파한 이후 현지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그가 지난해 펴낸 ‘생각하는 정원’이란 제목의 책 서문에는 이런 글귀가 씌여 있다.
‘저 두루외 낭이 밥 멕여주나(저 미친놈, 나무가 밥 먹여주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앞만 보고 달려온 36년. 축복받은 땅 제주에서 함께했던 시간은 내게 언제나 변화와 희망으로 가득했다. 분재예술원이 사람들에게 마음이 평화를, 즐거움을 주었다면 나는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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